
아침부터 배가 고픈데 11시에나 느지막이 일어났다 병원 가긴 틀렸고 남편은 깜짝 놀라 몇 시냐고 묻는다. 요즘 나의 밥 먹는 시간은 공식적으로 12시 30분이다. 남편이 주말엔 밥을 해준다. 놀란 남편이 미안하다면서 밥을 빨리해주겠다고 한다. 나는 쿨한 여자처럼 그러지 말고 이태원에 가고 싶다고 했다. 씻고 나가기 전 간단히 요구르트와 약간의 시리얼을 먹었다.
나는 슬프지만 역류성 식도염 환자니깐... 뭐라도 먹어야지.....-_-; 간간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만날 수 있을련지 한 시간 후에야 도착할 식당까지 나의 위는 버티어줄지 걱정을 하며 지하철에 2호선에 몸을 싣는다 겨울 날씨임에도 따뜻하고 햇살은 밝다. 또 신이 난다.
결론적으로 오늘 점심은 성공적이었다. 나는 소량을 먹어야 하는 환자이어서 가라 아케 하나 연근조림 3개 오이 3토막 여러 가지 종류를 먹을 수 있어 영양적으로도 밸런스가 맞는 느낌이었다. 당일마다 바뀌는 메뉴였는데 하이라이스가 그날의 메뉴였다 뭔가 수프와 죽의 중간 형태 같은 느낌 이어 부담이 되지 않았다.

공간이 음식과 닯았다. 다른 식당과는 달리 요리하는 공간이 오픈되어 있었는데 일하시는 분들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이 되더라 이것은 마치 회사에서 내 모니터를 상사가 보고있는 느낌이랄까? 괜한걱정이다ㅎㅎ 한켠에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은 요리하는공간과 같아 보이기도 하고 달라보이기도 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요리를 정성스럽게 나만의 느낌으로 하고 있다는 그런느낌의 곳이었다.
마냥 친절하지도 그렇다고 불성실하지도 않은 딱 균형있는 느낌!
연인도 너무 마냥 친절하면 매력 없지 않은가!

가는길..
녹사평역에서 내려서 올라가면 쉬운데 나는 이태원역에서 네이버 지도의 인도?를 받아갔더니 경사가 너무 심해서 등산하는 줄....점심을 먹고 내려올때는 녹사평역으로 가서 그나마 나았다내려오는길에 핫한 까페가 많았지만 사람이 많아 패스~

경사가 심해서 남편 손을 꼭 붙잡는다
남편이 우리가 처음 손을 잡았던 날을 이야기한다
나는 갓 스물이 되었을 때 였고, 남편은 21살이 되었던 새해 첫날,
동아리에서 갔던 산행에서 나는 운동화를 신지 않아서 미끄러질까봐 내려가고 싶다고 징징거리고 있었는데
남편이 말없이 나의 손을 정상까지 잡아주었는데 그 이야기를 꺼낸다.
이렇게 오랫동안 나의 손을 잡아주려고 그때 그랬나보다고
찬겨울에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지만 따뜻한 음식에 뱃속은 따뜻하고
마음마저 따뜻하라고 옛추억을 꺼내주는 남자와 이태원을 한없이 걷다가 집에 돌아왔다
새해 첫 주말은 등반을 가장한 이태원 나들이로 즐겁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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