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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공책

[유자차 만드는 법]_직접 담근 유자차 한잔이 겨울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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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욤귀욤하지만 5kg나 되는 유자~ 유자천국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베이킹소다와 식초로 세척하기 
굵은소금으로 닦아주고 유리병은 열탕소톡 해주기 

 

 

유자 너, 내가 알던 그 유자차가 아닌데?

마트에서 1kg에 8000원하던 유자를 시험 삼아 청으로 담았다. 늦장을 부리다 절반은 버리고 절반은 유자청을 담았다. 그렇지만 사실 나는 유자가 나오기만을 고대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자연은 맛있다에서 먹었던 유자가 들어간 겉절이를 재현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식집에서 먹던 유자 폰즈 소스도 한몫했다. 음식에다 시중에 파는 유자차를 넣자니 농도가 맞지 않을 것 같았다. 청으로 조금만 담아서 요리에 쓰려했던 유자청이었는데, 유자청을 담고 며칠 후, 똘군과 처음 물에 타서 마셨을 때 시중에 파는 유자차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향긋함을 맛보게 되었다. 이것은 마치, 저렴한 아메리카노만 마시던 내가 드립 커피를 마시고 새로운 세계가 열렸던 날과 비슷했다. 

유자(citron)

11월과 12월이 제철 

 

1.레몬보다 비타민c가 3배나 많아요 

2. 비타민c가 피로회복과 스트레스를 감소시켜요

3. 숙취 해소에 좋아요

4. 쓴 맛을 내는 헤스페리딘 성분이 순환기계 질병을 예방- 뇌출혈,피하출혈 방지 (중풍예방)

5. 혈액의 흐름을 도와주고 신경통에 좋아요

6. 피부미용, 감기 예방에 좋아요

7. 칼슘이 다른 과일에 비해 많아 뼈 건강에 도움을 줘요 

8. 구연산 성분이 소화액을 촉진시켜 식사 후, 더부룩한 속을 편안하게 해요 

 

특징

유자는 차가운 성질의 과일이예요 

몸이 차가운 분들은 과다 섭취시 설사나 복통을 유발하게 되니 적당히~

소고기와 궁합이 좋아 소불고기나 샤부샤부로 함께 먹으면 좋아요  

 

주의점

유자의 비타민c는 열이나 빛에 의해 파괴됨으로 열을 가하지 않고 먹는 게 좋아요

비타민c가 철이나 구리가 함께 있으면 산화 되므로 유리용기에 보관하세요

유자차로 먹게 되면 당분이 많으니 많이 드시면 안되요

 

 

씨와 과육을 분리해줍니다 
청 담을때는 설탕은 1:1비율 청을 담을땐 백설탕이 색도 예쁘고 맛있다 

 

 

유자 지..옥...아니, 유자 천국에 오신 걸 환영해요 

자르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었다. 이럴 땐 남편 찬스! 2시간은 너끈히 걸린다 씨와 과육을 분리하고 고된 노동의 시간을 거친 후 과육을 핸드믹서로 갈아준다. 그리고 유자의 양을 재서 설탕을 1:1 비율로 넣어준다. 설탕 대신 원당을 넣어보고 싶지만 가격이 비싸서... 패스...  내년엔 원당으로도 담아볼 테야~ 요리에 넣을 청은 과육을 갈지 않고 함께 넣어 깔끔하게 만들었다. 이 녀석은 아직 개봉을 하지 않았다. 유자껍질을 잘게 썰다 보면 도마에 자국이 많이 남는다. 내 도마에도 스크래치가 많이 났다. 그래도 생각보다 남편은 신나게, 유자를 썰어주셨다.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여보 내년에도 담을 거야?" 힘들어서 내년엔 안 해주겠지, 올해 만끽해야지 했지만 "응 맛있으니깐 내년에도 담을 거야~!" 아하하하 귀여운 우리 여보

그렇다면 겉절이에도 튀김요리의 간장에도 샐러드에도 이제 맘껏 넣어 먹을게 

기대되는 유자차 앤 유자청~

 

 

 

갈아준 과육은 아래로 잘라준 껍질은 위에 설탕은 쉐끼쉐끼 
향긋한 유자향이 온 집안에 퍼지니 디퓨저가 따로 필요없어요 

 

 

 

유자차 만드는 법

Ingredients

유자, 유자와 동량의 설탕이나 원당, 열탕 소독한 밀폐 유리병 

 

 

Recipe 

1. 유자를 베이킹소다 식초 푼 물에 잠깐 담가 농약을 제거한다

2. 굵은소금으로 유자 표면을 닦아준다.

3. 세척한 유자를 말려서 물기를 제거한다.

4. 유리병을 열탕 소독한다 

5. 휴식시간을 갖는다 (매우 힘들 예정)

6. 유자를 잘라 과육과 껍질을 분리하고 껍질은 채 썬다.

  (tip과육과 껍질에 살짝 설탕을 뿌려주고 재워 놓는다)

7. 과육을 핸드블렌더로 갈아준다.

8. 유리병에 채 썬 껍질과 갈린 과육에 동량의 설탕을 넣는다

  (tip 설탕이 가라앉기 때문에 마지막쯤에 설탕 비율이 더 많게 넣어준다)

 

 

 

 

첫 완성된 1kg의 유자차- 유리병은 자연주의 밀폐가 나쁘지 않다는 

 

소비만 하다 생산자가 되어보니 묘한 성취감을 수확할 수 있다 

내가 유자차를 담아서 먹기로 결정했을 때 유자가 끝물이라 마트에선 유자의 뒤꽁무니도 볼 수 없었다. 남편은 한라봉을 보고 유자라고 나를 놀리기도 했다. 네이놈!!!!! 게으름이 보내버린 내 유자시즌... 부리나케 인터넷 검색을 해봤지만 대부분 품절이거나 너무 비쌌다. 겨우겨우 한 군데를 찾아서 전화로 판매를 확인까지 했다. 사서 먹는 유자차는 이맛이아니야 아니야ㅠ_ㅠ (검색으로 고흥유자가 제일 좋다고 해서 고흥유자를 샀습니다) 유자는 따뜻한 곳에서 쉽게 상했고 2~3개는 버렸던 것 같다. 배송과 함께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게으르면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난 게으르니깐 버렸다.

 

유자차는 왠지 회사에서 탕비실에 겨울철이면 비치되어 있는 그런 존재였다. 보통 모과차와 함께 있기 마련인데 나는 많이 퍼 담아 눌러도? 달기만한 유자차보다는 상큼한 모과차를 선호했다. 쉽게 살 수 있는 유자차를 직접 공을 들여서 만든다는 것은 남편과의 주말 데이트를 포기해야 하는 의미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회사일만 주야장천 하던 남편에겐 칼질을 하는 게 약간의 스트레스를 푸는 일이기도 했고 나는 귀여운 유자를 씻고 말리면서 집에 남은 유자의 잔향에 향기롭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저런 시간과, 공력을 생각하면 유기농 유자차를 사 먹는 게 나은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웬일인지 처음 대충 담은 유자차 한잔의 겹겹이 쌓인 향은 모든 어려움을 돌파하게 했다. 그렇게 남편과 나는 주말 한나절 동안 약 5kg의 유자차를 생산해내었고 맛이 너무 궁금해서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지만, 그 기다림마저 행복해했다.

 

맛있을 거야 내 유자차+_+

 

 

배가 고팠던날의 식탁  feat.대충끓인 김치찌개 
남편님의 파가 들어간 계란말이 
밥도둑님 엄마표 깻잎장아찌
누룽지.... 사진만봐도 배고퐈

 

 

 

여행으로 똑 떨어진 생활비 흐흑...

남편님의 연차가 쌓여서 사용하지 않으면 신기루처럼 사라지게 된다하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가 아닌 신나지만 동네 맥도날드 가듯 후다닥 더운 나라로 여행을 갔다. 인싸들 만 간다던 연말 여행시즌에 우리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계획 없는 우리 둘은 여행 초반 돈을 날렸고 조금 배가 고픈 여행을 했다는 슬픈 스토리

 여행 끝나고 돌아온 다음날 보릿고개를 어찌 넘어야 하는가 머리를 굴리다 나는 돼지고기 김치찌개 비전을 제시했고 흔한 김치찌개를 끓여서 밥두공기와 누룽지까지 먹었다.

 

 

이미 개봉한 첫번째 아이
이것은 핵존맛 유자차입니다 

 

고마운 디저트가 된 유자차라고 쓰고 커피값 굳었다고 읽는다   

밥을 먹고 나면 하이에나처럼 후식을 찾는 우리에게 귤 하나도 굴러다니지 않는 보릿고개 우리 집, 그렇지만 우리에겐 유자차가 있다. 사실 여행에 가서도 우리는 유자차를 생각했다. 닫아 놓은 유자차가 발효돼서 폭발? 되면 어쩌지 걱정을 하기도 했고, 내꿈에 유자차가 나오기도 했다. 여행지에는 달콤한 망고가 있었는데도 우린 집에 두고 온 유자차가 자꾸만 생각이 났다. 

 밥을 먹고 드디어 유자차를 마신다. 이 첫 번째 개봉 유자차는 밀폐가 되지 않는 유리용기에 담아 숙성이 좀 더 된 상태였다. 향긋한 향기가 올라온다. 암요이 맛이지요,,, 컬러가 좀더 주황 주황 하다. 누룽지로 끝맺은 나의 입맛에 상콤한 디저트로 모든 식사가 종료됨을 알리는 깨끗하고 달콤하고 향기로운 유자차... 맛있어 흑흑 새콤함에 침에 계속 고여 소화에도 좋다. 과일을 후식으로 먹으면 걱정이 되었는데 유자차는 실제로 구연산이 소화에 도움을 준다니 일석이조~

 이 유자차 덕분에 우리는 동네 카페를 가지 않았고, 카페인에 취약해서 매일 새벽 머리를 쥐어뜯으면서도 끊지 못했던 중독된 커피를 끊게 해 줬다.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면서도 집에 있는 유자차가 마시고 싶다는 말은 이제 단골 멘트

 

디저트로는 유자차만 한 게 없다. 커피, 케이크까지 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자차는 커피값을 굳게 해서  커 피로인 한 부채를 사라지게 한다. 나처럼 5kg는 아니더라도 1kg로 정도 담아서 마셔보시라, 스타벅스 5만 원 자동충전이 미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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